의학상식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야국화 2011. 6. 28. 10:45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내 용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 혁 재 교수
1. 폐동맥 고혈압의 정의와 임상증상
폐 고혈압은 안정시 평균 폐동맥압이 25mmHg이상으로 증가되어 있는 상태로 정의한다.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은 폐순환계 중 폐모세혈관 전부위 폐혈관에서 일차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폐혈관 저항이 점차적으로 증가되어 폐고혈압이 발생하고 궁극적으로 우심실 기능장애와 사망을 유발하는 일련의 질환군이다.
폐동맥 고혈압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며, 진행함에 따라 활동시에 호흡곤란을 주로 호소하며 상당히 진행한 일부 환자에서는 안정시에도 증상을 호소한다.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주된 증상은 운동시 호흡곤란, 피로, 실신 등과 같이 다른 심혈관계 질환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 비특이적 증상이 대부분이며 활동에 따른 심박출량 증가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해 발생한다.
2. 원인질환과 병태생리
폐동맥 고혈압의 병태생리는 현재까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다양한 요인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폐혈관 저항의 증가는 혈관수축, 폐혈관 벽의 폐쇄성 재형성obstructive remodeling, 염증, 혈전형성 등 여러 기전에 의해 발생한다. 또한 폐동맥 내피세포의 기능장애 또는 손상은 thromboxane A2, endothelin-1, serotonin와 같은 단백질의 증가를 통해 혈관수축, 세포증식, 혈전형성이라는 병리학적 변화pathological triad를 촉발하여 폐동맥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폐동맥 고혈압의 진단
가. 비침습적 진단방법
비침습적 진단 방법에는 환자의 증상 중증도평가, 이학적 검사, 심전도, 흉부 X-선, Ventilation-perfusion scan, CT, MRI 검사, 폐기능 검사, 6분 보행 검사, Cardiopulmonary Exercise Test (CPET), 심장 초음파 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혈청 생화학적 검사 등이 있다.
폐동맥 고혈압 환자는 WHO functional class등과 같은 지표를 통해 활동능력에 대한 평가를 하고 이학적 검진을 통해 우측 심장압력의 증가 여부를 확인한다. 심전도 검사상 우측 편위right axis deviation, 우심실 비대, 도드라진 P파peaked P wave소견을 관찰할 수 있으며, 흉부 X선은 기저 폐질환 유무를 진단하는데 주로 이용된다. Ventilation-perfusion scan을 통해 만성 혈전색전증에 의한 호흡곤란과 구별할 수 있다.
CT는 간질성 폐질환interstitial lung disease과 종격동 섬유화mediastinal fibrosis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폐색전 유무를 진단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검사이다. 또한, MRI를 통해서는 우심실의 크기 및 기능은 물론 만성 혈전색전성 폐질환 유무와 심장 및 폐고혈압의 정도를 추정할 수 있다. 폐기능 검사는 폐실질 혹은 기도 폐쇄성 질환 여부를 감별하기 위해 시행하고, 6분 보행 검사는 환자의 운동능력 평가와 치료 반응의 판정 및 예후를 추정하기 위해 사용된다. CPET 는 운동 중 호흡과 폐의 가스 교환을 측정함으로써 일반적 운동부하검사에 비해 추가적인 병태생리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심장 초음파 검사는 폐동맥고혈압 평가에 매우 유용한 비침습적 검사로서 폐동맥 수축기압을 추정해서 원인 및 경과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외에 심장의 비정상적 구조 및 운동에 대한 검사도 가능하다. 또한, 심근기능을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인 Tei index, TAPSE를 측정할 수 있다.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는 간경변과 문맥 고혈압 portal hypertension 유무를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폐동맥 고혈압이 의심되거나 확인된 모든 환자는 혈청 생화학적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일차적인 검사는complete blood count (CBC), prothrombin time (PT), 간기능 검사, 결체조직질환에 대한 혈청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를 포함하며 의심되는 결체조직질환에 따라 자가 항체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한다. 또한,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에서 HIV바이러스 감염여부 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나. 침습적 진단방법
침습적 진단 방법으로 우심도자술 및 혈관 반응성 검사가 있다. 우심도자술은 폐고혈압을 확진하는 진단기법으로 모든 환자에서 원칙적으로 시행하여야 한다. 폐동맥 고혈압의 진단은 물론 우심방, 우심실의 압력, 폐동맥압, 폐동맥 쐐기압wedge pressure, 폐혈관 및 체혈관 저항을 측정하고 심박출량을 계산할 수 있다. 또한, 폐동맥 산소포화도 측정 및 심장 내 단락shunt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혈관반응성 검사는 우심도자술 검사도중 adenosine, epoprostenol, prostacyclin, nitric oxide, iloprost와 같은 혈관확장제 약물을 투여하여 폐순환의 혈역학적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다. 혈관확장제에 반응하는 환자군의 경우 칼슘 길항제 투약시 임상적 경과가 양호하며 반대로 비반응군의 경우 칼슘 길항제의 투약은 피해야 한다.

4. 치료
가. 기존 치료방법
기존 치료 방법으로는 이뇨제, 디곡신Digoxin, 항응고제, 산소 치료 등과 함께 칼슘 통로 차단제를 사용한다. 각기 방법들을 통해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특히 칼슘 통로 차단제의 경우 혈관반응성 검사에 반응을 보인 환자군에서 고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5년 생존률은 94%로 반응성이 없었던 환자의 38%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 프로스타싸이클린Prostacyclin 유사제제
프로스타싸이클린은 혈관 내피세포에서 생성되는 아라키도닉산arachidonic acid의 대사산물이다. 이는 강력한 혈관확장제로 폐혈관 및 전신혈관 모두에 영향을 미치며 항 혈소판효과를 가지고 있다. 에포프로스테놀 Epoprostenol, 일로프로스트 Iloprost, 베라프로스트 Beraprost, 트레프로스티닐 Treprostinil 등의 제제가 있다.

다. 엔도쎌린Endothelin 길항제
엔도쎌린-1은 혈관내피세포에서 생성되어 분비되는 물질로 강력한 혈관수축제이자 평활근 증식을 촉진하며 폐동맥 고혈압의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서로 다른 2개의 엔도쎌린 수용체(ETA와 ETB) 가 알려져 있으며 ETA 수용체는 혈관수축과 혈관 평활근 세포의 증식을 촉진시키며 ETB 수용체는 주로 엔도쎌린 대사에 관여하며 ETB 수용체의 활성화는 혈관확장과 산화질소 생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센탄 Bosentan, 암브리센탄 Ambrisentan 등의 약제가 개발되어 사용 중이다.

라. 포스포디에스터레이즈Phosphodiesterases (PDEs) 억제제
PDEs는 고리형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인 cyclic AMP와 cyclic GMP를 가수분해하는 효소군으로 cyclic GMP의 가수분해를 억제하는 PDE V 억제제는 cyclic GMP의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산화질소에 대한 폐혈관 확장반응을 증가시킨다. 대표적인 약제로는 실데나필Sildenafil이 있고, 그외에도 udenafil 등 3~4종의 PDE V억제제가 있다. 현재 국내에는 발기부전 치료목적으로만 사용허가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마. 일산화질소와 아르기닌Arginine
주로 혈관 반응성 검사 혹은 기관삽관을 시행한 급성기 환자에서 사용된다.
바.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로 글리벡과 Ricioguat이 있는데 글리벡은 PDGFR (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 신호체계에 작용하여 이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한편 Ricsioguat의 경우 GC (soluble guanylate cyclase) stimulator로 sGC의 민감도sensitivity를 향상시키고 nitric oxide가 없거나 적을 경우 그 역할을 대신해서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사. 심방중격 절제술atrial septotomy
심한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서 인위적인 우-좌 단락을 만들어 줌으로써 심박출량과 우심부전을 호전시키는 목적으로, 약물치료를 최대용량으로 시행하였음에도 반복적인 실신과 우심부전이 발생한 환자에서 이식 전 치료로써 고려할 수 있다.

아. 심장-폐, 폐이식술
심장-폐, 폐이식술 후 5년 생존율은 45~50%로 보고되고 있고, 최대한 약물치료를 시행한 후에도 반응이 없이 진행하는 환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5. 결론
폐동맥 고혈압은 폐동맥 압력의 상승과 호흡곤란, 흉통, 실신과 같은 증상에 의해 특징 지울 수 있는 중증질환으로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우심부전이 발생하며 사망률도 매우 높다. 지난 십여 년간 폐동맥고혈압 분야에 주목할 만한 의학적 발전을 통해 폐동맥 고혈압의 병태생리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하게 되었으며 새로운 분류체계를 통해 진단과 연구가 보다 용이하게 된 것은 물론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통해 환자의 증상개선 및 예후 향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사회적 인식의 전환은 매우 더딘 상태로 폐동맥 고혈압이 의심될 경우 전문 의료진과의 적절한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 및 조기치료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