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상식

[스크랩] 마약성 진통제에 의한 부작용의 예방 및 치료-3

야국화 2007. 12. 7. 13:48

마약성 진통제에 의한 부작용의 예방 및 치료

의료인이라면 마약성 진통제는 천정효과(ceiling effect)가 없어 제한 없이 용량을 증량할 수 있고, 90%에 가까운 암성 통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의 완화의료 수준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모르핀 소비량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캐나다의 20분의 1 수준이며 세계 평균과 비교해도 절반 정도 수준이다. 진통제 처방이 부족한 것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지만 의사, 환자 모두에 해당되는 요인 중에 마약중독 및 각종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있다. 그러나 마약중독은 기우이며 부작용들은 예측 및 대처가 가능하다.

 

내성, 신체적 의존성과 마약중독
먼 저 마약중독에 대해 살펴보자.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내성(tolerance)과 신체적 의존성(physical dependence)가 생기게 된다. 그러나 내성이나 신체적 의존성을 정신적 의존성(psychological dependence)에 해당하는 마약중독(addiction)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만성 통증 조절이 필요한 암환자는 중독이 거의 없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0.1~0.01%). 중독은 일련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처방전을 위조하여 처방을 더 받거나, 다른 환자의 진통제를 훔치거나, 쾌락을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행위 등을 포함한다. 내성은 만성적인 투여로 약물의 효과가 감소하는 상태로 이전 용량으로 통증 조절이 안되어 진통제 용량을 늘려야 하는 상태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진통제를 늘리게 되는 이유는 내성에 의한 것 보다는 질병의 진행에 의한 경우가 많다. 신체적 의존성은 마약성 진통제에 신체가 적응된 상태로 갑자기 중단하게 되면 초조, 불면, 발한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통제를 중단하게 될 경우 2일에 10∼25% 정도씩 용량을 감량하여 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 및 부작용 관리

약 물을 이용한 통증 조절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진통제의 종류, 용량 및 투여 방법을 선택하여 효과는 최대이면서 부작용은 최소로 하는 것이라 하겠다. 중등도 및 심한 통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처음부터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게 된다.(자세한 통증 조절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암성 통증 관리지침 권고안’(국가암정보센터; www.cancer.go.kr), National Cancer Institute Pain PDQ? (www.cancer.gov),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Cancer Pain Guideline (www.nccn.org) 등을 참조하기 바란다.

암 성 통증에 흔히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는 작동제(agonist)morphine, oxycodone, fentanyl, hydromorphone, methadone, codeine 등이 이에 속한다. 작동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혼합형 작동-길항제(mixed agonist-antagonist) pentazocine, nalbuphine 등을 사용하면 이들 약제가 길항제로 작용하여 금단 증상을 초래하고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면 안된다. Meperidine(Demerol) 급성 통증에 유용한 작동제이지만 반복 사용시 대사산물인 normeperidine에 의한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초래되어 섬망, 발작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암성 통증 조절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마약성 진통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변비, 오심 및 구토, 신경계 부작용이다.

Oxycodone이 morphine에 비해 오심 및 신경계 부작용이 적고, fentanyl은 변비가 적다는 보고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약제 간의 부작용 및 효과의 차이는 증명된 바 없다.

변 비는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최대 90%에서 나타나며 40∼70%의 환자들이 만성적인 변비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변비는 가능한 한 예방하는 것이 최선으로 처음 진통제를 처방할 때부터 완하제를 처방하는 것이 권고된다. 흔히 stool-softener(docusate sodium)나 약한 삼투성 완하제인 lactulose, magnesium 제제 등을 함께 처방한다. psyllium과 같은 팽창성 완하제, senna, bisacodyl 등의 자극성 완하제도 사용할 수 있다.

 

표1. 동등진통용량표
Drug Equianalgesic dose to
10mg IV/SC morphine
Half-life
(hr)
Duration of
action(hr)*
IV/SC PO transdermal
Morphine 10 30 - 2~3.5 3~6
Codeine - 200 - 2~3 2~4
Oxycodone - 15~30 - 3~4 2~4 (3~6)
Fentanyl - - 12.5mcg/hr   72


※ 서방형 morphine, oxycodone의 작용시간은 8∼12시간 이다.

 

오 심 및 구토는 1/3에서 2/3의 환자가 경험할 수 있는데 보통 마약성 진통제를 처음 복용할 때 잘 나타나며 대부분 복용 후 1주일 내에 내성이 생겨 증상이 호전된다. 오심, 구토는 주로 도파민 등에 의해 화학수용체 방아쇠영역(chemoreceptor trigger zone)이 자극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도파민 길항제인 metoclopramide 등을 1주일치 정도 함께 처방한다. Serotonin antagonist를 처방하는 경우도 많은데 보험도 안되고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멀미하듯 오심을 느끼는 환자에서는 항히스타민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진정 및 졸음도 흔한 부작용으로 20∼60%의 환자에서 나타나며 역시 1주일 이내에 호전된다. 정신자극제인 dextroamphetamine이나 methylphenidate 등을 사용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정신자극제 자체가 많은 부작용을 가진 약제이기 때문에 극히 주의를 요한다. 가벼운 인지기능 장애와 섬망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섬망에 있어서는 haloperidol이 주요 치료제이며 초조 증상이 동반된 경우 benzodiazepine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환각, 근간대성경련, 통각과민, 무해자극통증(allodynia), 발작 등의 심한 신경계 부작용의 기전은 잘 밝혀져 있지 않으나 마약성 진통제의 대사산물과 관련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부작용은 고용량을 사용하는 환자나 신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 특히 잘 나타난다. 또한 신경병증성 통증, 간헐적 통증, 내성, 신체화된 정신적 스트레스, 약물 남용의 과거력 등이 있는 환자의 경우 통증 조절이 잘 안되어 지속적으로 진통제의 용량을 늘리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신경계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호 흡억제는 장기적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하던 환자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으며 경구용 제제 사용 시에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주사로 급격히 고용량을 사용할 때 볼 수 있다. 호흡억제가 발생하면 진통제를 중지하고 진통효과는 유지하면서 호흡을 회복시키기 위해 소량의 naloxone을 반복 투여한다.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위와 같이 각각의 흔한 증상에 대한 예방과 대증적 치료를 시행한 것 외에도 약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마약성 진통제로 바꾸는 방법 (opioid switching)이 있다.
통 증이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에서는 진통제 용량을 25∼50% 정도 줄여봄으로써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직접적으로 용량을 줄이기 어려운 경우에는 비마약성 진통제를 추가하거나 신경병증성 통증을 줄일 수 있는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의 보조진통제를 추가해 볼 수 있다. 골성 동통에는 bisphosphonate, calcitonin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담도계 및 요로계 통증, 장폐색에 의한 복부 통증 등에는 buscopan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적절한 전문가가 있는 경우에는 신경절 블록이나 척수 진통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morphine, oxycodone, fentanyl 간의 효과 및 부작용 면에서의 차이는 입증된 바 없지만 약제간 교차내성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한가지 약제로 부작용이 심한 경우 다른 종류의 약제로 바꾸어 볼 수 있다. 약제를 바꿀 때는 약제간 동등진통용량 (equianalgesic dose)에 근거하여 조심스럽게 바꾸되 초회 용량은 동등진통용량의 50∼75%로 하게 된다. 동등진통용량표가 모든 환자에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opioid switching’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고 교체 기간 중 더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성공할 경우 ‘병 주고 약 주는 식’의 ‘polypharmacy’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표1)

마지막으로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은 진행성 암환자에서는 마약성 진통제 외에도 오심, 구토, 변비, 인지기능장애, 졸음 등을 초래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이 많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다. 탈수, 패혈증, 전해질 불균형, 신부전, 간부전, 중추신경계전이, 장폐색 및 여러 약제의 사용에 따른 약물 상호 작용 등을 반드시 감별할 필요가 있다.


Mesothelioma 에 의한 chest pain이 있는 57세 여자 환자이다. 현재 oxycodone 40mg bid로 복용 중이나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하며 진통제를 증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환자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보이며 많이 아파 보이지 않는다. 주치의인 전공의A씨는 psychological dependence를 의심하여 oxycodone을 20mg bid로 감량하였다. 환자는 더욱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은 사실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암성 통증에서 중독은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환자가 통증을 호소할 경우 진통제의 양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속효성 진통제를 추가로 처방하여 필요량을 적정하여 진통제를 증량해야 한다. 또한 본 환자의 경우 신경통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amitriptyline, gabapentin 등의 보조 약제를 추가해 볼 수 있다.

중 등도의 암성 통증을 호소하는 40세 여자 환자이다. Codeine을 사용하였으나 통증이 조절되지 않아 서방형 morphine을 10mg tid로 처방하였다. 복용 2일 후 통증은 상당히 완화되었지만 환자는 오심, 구토,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투약을 거부하고 있다. 전공의B씨는 opioid overdose로 판단하고 진통제를 tramadol로 변경하였다.
오심, 구토, 어지럼증, 졸음 등의 부작용은 매우 흔하며 대부분 1주 이내에 내성이 발생하여 호전된다. 따라서 metoclopramide 등의 진토제를 처음부터 함께 투여하여 예방할 것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미리 투여하지 않았더라도 증상에 따라 약을 추가하며 며칠간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시간이 지나도 호전이 없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 약제 간의 불완전 교차 내성을 고려하여 oxycodone 등 다른 약제로 조심스럽게 바꾸어 볼 수 있다. 더 약한 마약성 진통제로 바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유정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

 

* reference : http://www.docdocdoc.co.kr/news/view.php?bid=news_28&news_id=31541

 

출처 : Any Dream Will Do
글쓴이 : 해바라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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