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압력을 통해 심장근육을 강화시킴으로써 심장질환 증상을 호전시키는 EECP therapy가 국내에도 도입됐다.
외부의 압력을 이용해 심장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해줌으로써 심장근육을 강화시키고 새 혈관을 생성시킴으로써 외과적 처치없이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EECP Therpy 국내 도입.

최근 세브란스병원이 심장혈관병원 내에 '심장웰니스센터'를 개소했다. 심장수술만 하던 종래 병원 기능에서 수술 후 재활·관리까지 고려한 것.

 심장웰니스센터장 설준희(심장내과) 교수는 "심장과 혈관은 특성상 안 쓰면 굳고, 쓸수록 탄탄해진다"며 "수술 후 심장 재활을 하지 않으면 수술 전보다 몸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센터 강석민(심장내과) 교수도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심장수술 후 재활을 필수과정으로 본다"며 "우리나라도 수술 성적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에 환자의 심장 재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활은 크게 두 가지다. 환자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법을 알려주는 것과 직접 심장을 재활하는 것이다.

 정확한 운동을 처방하기 위해선 정밀한 사전검사가 필수. 먼저 운동 부하 심폐기능 평가를 한다. 심전도·혈압측정기·호흡기를 달고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걷기운동을 시킨다. 강도를 점점 높여가며 심장질환자가 어느 순간에 힘들어하는지 파악한다.

 설 교수는 "사람마다 운동 시 필요로 하는 최대 산소량이 다르다. 노약자나 심장질환자가 운동을 하다 심장에 무리가 오는 것은 자신의 최대 산소량을 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근력검사를 한다. 심폐기능은 좋아도 다리 근육이 받쳐주지 않으면 운동을 하기 어렵다. 특수 근력측정기(BTE)를 이용해 다리를 펴는 근육과 굽히는 근육의 힘을 측정한다. 이들 근육의 힘이 6대 4 정도가 돼야 걷기운동을 잘 할 수 있다.

 3D로 몸 전체를 스캔 하는 검사도 한다. 좌우 다리 길이가 같은지, 골격이 삐뚤어지지 않았는지 등을 살핀다. 그 밖에 균형 능력을 측정하고, 체성분 인바디 검사를 통해 신체의 부족한 부분을 점검한다.

 이런 과학적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심·혈관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법을 알려준다. 설준희 교수는 "병원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센터 또는 집에서 운동하면 된다. 이후 몇 개월에 한 번씩 재검사를 받으면서 운동량을 늘려나가면 일반인과 똑같이 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량 늘려 심·혈관 세포 재생시키는 방법도

외부의 압력을 이용해 심장혈관을 재생시키는 재활치료도 한다. EECP(Enhanced External Counterpulsation Therapy)는 허벅지와 종아리 앞뒤 부분을 6개의 압박대로 에워싼 뒤 그 속에 공기를 불어넣어 발생하는 압력으로 혈관을 치료한다. 심장혈관이 노화돼 외과수술을 할 수 없을 때, 또는 심장수술 후 심장운동과 혈관 재생이 필요할 때 사용한다.

 심장이 이완돼 있을 때는 다리를 압박해 혈류를 위로 올라가게 한다. 반대로 심장 수축 시에는 압력대의 공기를 빼 하반신으로 오는 혈류량을 늘린다.

 강석민 교수는 "혈액이 경색된 혈관을 돌면서 새로운 세포를 생성시키고, 경색된 부위를 부드럽게 해주는 것 "이라고 말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에서 EECP로 치료받은 7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1%가 협심증의 심한 정도가 한 단계씩 내려갔으며, 지속 효과는 1년 75%, 2년 73%, 3년은 74%였다. 강 교수는 "한 번 치료 후 15~20시간만 지나도 환자의 가슴 통증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루 1시간씩 주 5회, 7주에 걸쳐 35회 이용하면 눈에 띄게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웰니스센터는 미국 바소메디컬의 EECP Therapy 시스템(루메네어TM)을 도입해 심장질환자의 심장 재활과 치료에 시범운영중.

아직은 심장 재활과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심장질환을 외과적으로 시술할 수 없는 환자나 관상동맥중재술·관상동맥우회술 시술 후 재발해 재수술이 필요하지만 기존 방법을 쓸 수 없는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어 국내 심장질환 치료의 여러 방안 중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식약청에 '안정성 협심증, 불안정성 협심증 등을 치료하는 비침습적 사지 역박동 심혈관순환 증진 장비'로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심사평가원에 신의료기술 등재를 신청한 상태.

대상 환자군은 만성 심부전 환자·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만성 안정형 협심증 환자·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이나 관상동맥 수술후 약물치료에도 증상호전이 없는 환자, 관동맥우회로술이나 관동맥 중재술의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사람 등이다.

윌리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스포츠 선수들이 트레이닝하면서 심장강화 목적으로 EECP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단,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1999년부터 미 보건국과 보험회사에서 일부 협심증 (Class 3, 4)환자에 보험급여를 하고 있다.

시술방법은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하지에 외부압박용 커프를 종아리와 허벅지, 대퇴부에 착용시킨 후 심장박동 이완기의 압박 커프가 팽창하고 심장 수축 바로 직전부터 압박 커프가 수축하는 것을 심장박동에 의해 규칙적으로 반복시켜 준다. 환자 가슴에는 3개의 심전도선으로 심장의 박동파형을 볼수 있으며, 혈류에 포함돼 있는 산소량과 압박의 행위를 손가락에 부착된 산소측정 센서기에 의해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치료한다. 통상 한 세션의 치료는 하루 한시간, 일주일에 5회씩 모두 7주간으로 35시간이 소요된다.

윌리브는 "현재까지 보고된 특별한 부작용은 없지만 부정맥이 심하거나 혈우병 등 출혈증환자·급성 혈정정맥염환자· 하지혈관 폐쇄증 환자· 임산부· 수술이 필요한 대동맥 판막 폐쇄 부전증 환자에겐 금물이며, 또 혈압이 180/110 이상이고, 심장박동이 120bpm 이상인 환자와 심장판막증 환자, 페이스메이커나 인공심장기를 가진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개의 국제EECP 환자등록센터(International EECP Patient Registry)에 7500여명의 환자가 등록돼 안정성과 효율성을 추적조사하고 있는데 등록센터의 하나인 미국 피츠버그대학이 3년간 추적한 조사에서 협심증 환자(class 3/4)의 74%에서 협심증의 정도가 한단계씩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