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란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일본영화 였다.
교통사고로 뇌를 다친 이후 기억력이 80분만 지속되는 한 박사와 그를 간호하는 한 파출부의 우정과 사랑을 애틋하게 그렸다.
예순네 살의 늙은 수학자와 스물여덟 살의 미혼모 파출부 ,그리고 열살짜리 아들 루트, 세 사람이 수학과 야구를 중심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아름답다.
오직 숫자가 인생의 전부인 수학자의 공식위에 착하고 세심한 파출부의 배려, 맑고 천친한 착한 루트의 생각이 모여 그들의 삶은 하나로 연결되어진다.
천재 수학자인 박사는 교통사고를 당해 뇌를 다친 이후 기억력이 80분간만 지속되는 희귀병에 걸렸으나 숫자에 대한 생각은 사막에서의 오아시스처럼 달콤하고 아름다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신기에 가깝다.
사고 이전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사고를 당한 이후로는 매번 모든 일을 80분만 지나면 까맣게 잊어버리는 이런 박사를 위해 파출부인 '나'는 박사와 매일 아침 만날 때마다 낯선 사람 취급을 받으며 똑같은 질문을 주고받는다.
박사는 '나'의 아들의 평평한 머리가 모든 수를 포용할 수 있는 루트 기호와 닮았다며 '루트'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우연히 한신 타이거스의 팬임을 알게 된 두 사람은 함께 같은 팀의 선수를 응원한다. 박사는 루트에게 80분의 기억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무한한 사랑을 주고 그런 박사에게서 루트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할아버지의 따스한 정을 느낀다.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로 인해, 약수,소수,우애수,완전수,자연수,등의 수학용어가 수식과 함께 종종 등장하여도 내용이 어렵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지랑이 피어나는 들판, 맑은 폭포, 벗꽃, 세사람의 서로에 대한 배려,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 모든 것이 넘치지 않고 편안하게 와 닿는다.
순수함의 결정체 인듯한 이 수학자는 그 어떤 시보다 아름다운 수학 공식을 들려준다.
수학시간에는 그저 딱딱하게 들리던 숫자들이 수학자의 입을 통해 세상에 나올때는 마치 어렸을때 읽었던 동화 속 주인공처럼 친숙하게 느껴졌다.
수 라는 특수한 소재를 다루는 것으로서, 수의 완전성 앞에서는 인간의 부족함이나 일상생활에서 낙오할 때 느끼는 괴로움 같은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 소설의 작가인'오가와 요코'의 생각이 이 소설로 뚜렷이 나타난것같다.
그리고 내게 80분이란 드라마2편정도 보는 시간이였지만, 이소설에서는 순간의 기억에 불과한 8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이라는게 느껴졌다.
수학은 유연하고 자유로운 발상으로부터 생긴 학문이라고도 한다.
어린이의 감성을 잃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아이를 끌어들인 것같다.게다가 급격한 반전없는 이소설은 오히려 이 소설을 더욱더 빛나게 만든것같다.
감동을 주는 인생역시 주변에 있는 평범함에 있다.
인생이란 일상의 연속인 듯, 지루하고, 때로는 허무하고 후회를 느끼게하지만 특별한 순간이 있다.
특별한 사람과의 관계는 그 사람 인생의 중대한 출발점이 된다.
기억의 양보다는 기억의 질이 훨씬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나보다.
박사는 80분이라는 시간을 가지고도 무한한 사랑을 표시했다.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선택한 도구가 숫자였다.
수학은 정답이 있으므로 아름답다.
그러나 인생은 답이 없어 아름답다.
수학과 야구라는 특수한 소재가 쉽게 받아들여지도록 만들어준 소설로서, 그리고 영화로 나올정도로의 의미있는 이 소설은 감동적이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따뜻하며,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슬며시 가슴한편이 뭉클해 지며, 저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그런 소설...
이 책은 어른이든 아이이든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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