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도서목록 추천 사유

야국화 2007. 3. 29. 07:54
 

<잃어버린 겨울 방학>, 이소완 글, 양상용 그림, 소년한길  (중1부터)


어두운 아이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 시계 초침 위에 세 명의 아이들의 그림자가 있다. 이 책은 엄마, 아빠의 싸움이 잦아져 엄마가 외갓집에 내려가고, 그런 엄마가 보고 싶어 혼자 길을 떠나는 영수의 이야기 '잃어버린 겨울방학', 아빠에게 받은 시계를 훔쳐간 친구와의 미묘한 갈등을 담은 '만우절 연극',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는 손녀 순영이의 이야기 '할머니의 모자' 세 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섬세한 심리묘사가 되어있어 아이들의 마음 변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지닌 장점이다. 요즘 시대에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그렸지만, 그 속에서 아이들이 겪게 될 마음의 상처와 갈등을 느낄 수 있다. 내 나이 또래의 친구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가족과 친구들과의 삶 속에 겪는 아픔들을 같이 느낄 수 있다.

- 노훈금 추천 (경기 금곡초 사서교사 hungum@hanmail.net)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서정오, 현암사  (중1부터)


'신화'라 하면 우리는 보통 ‘그리스 로마 신화’를 떠올린다. 요즘에는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에 푹 빠져 있다. 이 책은 우리가 한번쯤 들어본 그런데 제대로는 알지 못하는 우리 신화들을 꺼내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소개한다. 저승사자가 생겨난 이야기,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꽃 이야기, 하늘 세상 총각과 땅 세상 처녀가 만나 혼인하는 이야기, 아들 낳기를 기다렸다가 딸 일곱을 내리 낳은 이야기 들은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지만 사람의 꿈과 열망을 담은 이야기들이다.

우리 신화는 우리 조상들의 정서를 느끼게 한다. 이 책에 나온 우리 신화에는 삶과 희망이 들어가 있는데, 읽고 나면 희망과 용기를 얻는 느낌이다. 게다가 글쓴이는 자기 손자들에게 말로 이야기하듯이 글을 써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옛날 할머니 무릎에서 옛이야기를 듣는 재미를 쏠쏠하게 맛볼 수 있다. ‘얼쑤’ 하면서 중간에 추임새를 넣어가며 읽어 가면 더 재미있겠다. 이번 겨울 방학에, 구수한 우리 신화를 읽고 친구들에게 얘기해주면 어떨는지. 스르르 그 속에 친구들이 빠져 들어갈 것이다. 우리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이런 신화를 입에서 입으로 전해준 조상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 노훈금 추천 (경기 금곡초 사서교사 hungum@hanmail.net)



<국어시간에 시읽기 2>, 이명주 엮음, 나라말  (중1부터)


살다 보면 따스한 위로의 말 몇 마디가 목마를 때가 있다. 그럴 때 난 무심코 시집을 꺼내 읽는다. 괜시리 외로울 때면 기형도의 ‘빈집’을 찾아 읽는다. 세상살이가 팍팍하다고 느낄 때면 백석의 시들을 읽기도 한다. 그 아련한 시어들 속에서 헤매다보면 저절로 단비를 맞은 듯 마음이 생글거린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이런 말이 오히려 야속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도대체 시가 어떻게 살아가는 데 힘이 되냐고? 그건 그냥 시험을 위해 배워야 할 것들, 갈기갈기 찢어 이런저런 표현법들을 외워야하는 것들 아니냐고? 위안은커녕 걱정거리만 될 뿐이라고.

이런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에서 만나는 시들은 조금쯤 위안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한다. ‘교실 풍경’이란 표제로 묶인 시들은 학교생활의 팍팍함과 동시에 숨겨진 즐거움들을 찾아내게 한다. ‘마음의 도둑’으로 묶인 여러 편의 시들은 웬만한 연애시들 못지않은 사랑의 아스라함 속에서 느끼게 한다. 마지막 ‘사람의 체온’으로 엮인 시들 속에선 정말이지 살아가는 힘을 얻을 것이다. 이렇게 책 속의 시들과 만나다 보면 마지막에는 내 안의 보물과 만날지도 모른다. 그게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번 방학에 조금만 시간 투자를 하자. 그러면 책장 사이사이 뿌려진 시어들 속에서 반짝이는 삶의 지혜들을 건져 올리는 풍성한 겨울을 보낼 것이다.

- 이수정 추천 (경기 양일종고 국어교사 jina-mam@hanmail.net)



<통계 속의 재미있는 세상 이야기>, 구정화․김찬호․안병근․이기원 함께 씀, 통계청  (중1부터)


국어시간에 가끔 신문을 가져오게 한다. 신문의 다양한 형식을 보거나 신문에 담긴 사회의 모습을 배우라는 의도이지만, 중학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춤 맞는 기사를 만나기는 어렵다. 아이들은 배경지식이 필요한 사설 앞에서 헤매거나 선정적인 기사에 눈길을 주면서 웃는다.  그러나 교과서의 틀에서 벗어난 생생한 세상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눈빛은 빛난다.

<통계 속의 재미있는 세상 이야기>는 중학생에게 세상 이야기를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으로 안성맞춤이다. 제목 그대로 통계 수치로 생각해본 우리 사회의 단면들을 짧고 쉽게, 재미있고 명쾌하게 정리한 책이다. 숫자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 속에서 신용카드, 대통령 선거 방송, 외국인노동자, 비정부기구, 애완동물, 외모지상주의, 주5일제 등 생생하게 세상을 이야기한다. 텔레비전으로 치면 브이제이(VJ)특공대와 같이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통계에서 출발하여 세상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저자들의 입담이 즐거운 책, 관점이 실려 있으며 폭넓은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 서미선 추천 (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점>, 피터 레이놀즈 지음, 김지효 옮김, 문학동네  (중1부터)


올해 마주한 책들 가운데 가장 얇은 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가방에 넣고 다니는 책이다. 그만큼 감동의 여운이 오래 가는 얇디 얇은 그림책이 바로 '점'이다.

미술 시간에 그림을 그리기 힘들어 하는 베티는 선생님 덕분에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예술적 재능을 꽃 피우게 된다. 베티는 자신이 받은 선생님의 사랑과 격려를 또 다른 '베티'가 될 어린이에게 전해 준다.

너무도 간단한 이야기이지만 절제된 대사와 탄탄한 전개, 사랑스러운 삽화들이 어우러지며 놀랄 만큼 훈훈한 감동을 준다. 진정한 자신을 찾는 일이란 결국 가장 아름다운 삶의 예술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해 주는 책. 자신이 변변치 못하다고 열등감에 빠진 학생들, 학교 교육에 상처 입은 청소년들에게 권한다. 아울러 가르치는 일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고민하는 교사와 학부모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 허병두 추천 (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거미 길들이기를 배운 날>, 유타 리히터 지음, 남문희 옮김, 이룸  (중1부터)


‘왕따’의 문제는 교실에서, 혹은 이 사회에서 이미 일반화된 문제일 뿐 아니라, 이제는 더 이상 자극적인 사회문제라 인식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교실에서는 ‘왕따’들이 존재하고 있고, 교육현장에서는 심각한 문제라 볼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주인공 메헨은 또래집단의 왕따 ‘라이너’의 유일한 친구였다. 하지만 왕따와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결국 또래집단의 여러 친구와의 관계유지를 위해 친구 ‘라이너’를 무시하게 된다.

지금은 성장해 버린 메헨은 그 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라이너를 추억한다. 그러나 메헨에게 남은 것은 ‘후회’라는 부질없는 감정뿐이었다.

사람들은 모든 것이 지난 후에야 깨닫고, 용서받고 싶고, 안타까워한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너무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펼쳐나간다면 후회하고 안타까워하는 일이 좀 더 적어지지 않을까?

가끔은 하나를 위해 여럿을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이야기 하고 있다. 성장해 가면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 고인옥 추천 (부천 여월중 국어교사 potato-girl@hanmail.net)



<깨어나 일어나>, 국제평화의 어린이회 지음, 인권운동사랑방인권교육실 옮김, 사람생각  (중1부터)


“사람들은 하늘에서 위대한 신이 내려와/ 이 모든 고통을 멈추게 하고/ 우리 모두를 구원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너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해 봐/ 그러면 바로 이 땅 위에서 너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을 거야/ 자 이제 빛이 보이니?/ 깨어나, 당당히 일어나/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나서자/ 깨어나, 일어나/ 싸움을 포기해선 안돼! - 밥 말리의 [깨어나 일어나]”

인권 문제를 다루었다고 하니 굉장히 무겁고, 어려울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결코 어렵지 않다. 이 책은 세계에 있는 사람들의 인권 이야기를 세계 여러 나라 아이들의 사례나 예시 등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이 원하는 소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감정은 ‘안타까움’이다.  어느 나라나 다 동등한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불평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그리도 많다는 사실에 말이다. 세상은 평등해야 한다.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권리를 부여받았다. 나와 생각이 좀 다르다고 나와 좀 다르게 생겼다고 해서 차별받거나 무시당할 이유는 없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인권이 얼마나 중요하며 고귀한 것인지, 이러한 인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았으면 한다.

- 고인옥 추천 (부천 여월중 국어교사 potato-girl@hanmail.net)



<통조림에서 나온 소인들>, 정 위엔지에 지음, 심봉희 옮김, 웅진닷컴  (중1부터)


소인들이 통조림에서 나왔다니 ‘뭐야, 유치해’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루시시와 피피루, 소인들이 펼쳐 내는 사건들이 흥미진진하다. 학교에서 열등생 자리에 있는 루시시와 피피루, 이 내용을 읽을 때 우등생과 열등생을 나눈 학교 선생님들과 부모님도 아마 왕따나 차별 같은 것들은 좋지 않다고 학생들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줬을 텐데. 어떻게 선생님들 그리고 부모님들까지도 공부 잘 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을 나누어 쓸데없는 편견으로 학생들을 판단하고, 자신의 아이를 판단하였는지 모르겠다. 열등생들이 학창시절에 겨우 그런 이유로 선생님들과 부모님들 때문에 자존심과 용기를 잃고 산다는 것이 안타깝다.

하지만 소인들의 도움으로 열등생들은 용기와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른들이 열등생과 우등생을 다른 위치에서 보지 않고 우등생들과 동등하게 이해해주고 존중해 줄 수 있게 된 것이 기쁘기도 했고, 가슴 찡하기까지 했다.

- 유진 추천 (경기 신천중 학생)



<십시일반>, 국가인권위, 창비  (중2부터)


별 생각 없이 시내서점에서 이 책을 사서 집에 오는 길, 덜커덩거리는 지하철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데,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다 왈칵 감정이 북받쳐 올라와 눈물이 쏟아지려 해, 깜짝 놀랐다. 그 복잡한 저녁 지하철 속에서 나를 울리다니.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에 대해 만화책을 기획했다. 뛰어난 만화가 열 사람이 함께했다. 국가기관에서 목적을 가지고 만든 만화니까, 가치관이 강조되다가 구성이 희생되어 뻔하디 뻔해지고 재미가 적고 감동이 별로이겠구나 하고 짐작하기 쉽다. 그런데 뚱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건 예술이야'라고 탄식하게 되는 만화가 여러 편 나와서 마음을 확 돌려놓는다.

이 책에는 전쟁에 희생된 사람들이 있고, 몸이 멀쩡하지만 마음이 불구인 사람들에게 괄시 당하는 아름다운 장애인이 있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어머니 밑에서 눈물 흘리는 아이가 있고, 정의를 지킨다는 법에 쫓겨 다니는 이주노동자가 있고,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해 아파하는 동성애자가 있다. 분명히 이런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산다는 사실을 이미 다 아는데, 새삼스럽게 가슴이 막 아프다. 비참함에 대한 기록이면서도, 당하는 사람들의 인간적 고상함을 잘 형상화해내어서 읽는 이에게 패배감이 들게 하지 않는 점도 중요하다.

내가 가르치는 어떤 학생도 이 책을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 이 책은 손에 손을 타고 도는 인기를 누렸다. 책 한 권 읽었다고, 습관으로 몸에 익어 아주 익숙해진 몰인정이 다 녹아내리지야 않겠지. 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세상이 어떤 곳인가 내다보게 되는데, 그런 때에 읽으면, 세상에 눈뜨며 자기 마음을 알게 되는 계기를 한번 만나게 된다.

- 송승훈 추천 (경기 광동고 국어교사 gurumbae@nownuri.net)



<자연을 꿈꾸는 뒷간>, 이동범, 들녘  (중2부터)


우리 학교는 주위에 논이 주욱 펼쳐진 곳이다. 3년을 이곳에서 보낸 아이들은 봄 냄새를 떠올리면 아마도 코를 움켜쥐고 얼굴을 찌푸리겠지. 나른한 봄날 간간이 부는 바람에 훅 떠밀려오던 그 냄새의 정체가 뭘까? 나도 잘 설명할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똥이야.”라고 얘기하면 으이구 더러워할지 모르겠지만, “그거 아주 훌륭한 거름이야.”라고 하면 갸웃거리겠지. 사람은 음식을 먹으면 30% 정도만 영양을 흡수하고 나머지 70%가 똥으로 나온다고 하니 사람 똥의 쓰임새가 꽤나 쏠쏠할 만하다.

이 책은 농촌에 돌아가서 유기 농사를 지었던 글쓴이가, 생태적 관점에서 똥과 뒷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도시에서 수세식 화장실의 청결함과 편리함이 사실은 생태 순환의 고리를 끊고 있다는 것을 비판하며, 무심히 변기의 물을 내리던 우리를, 건강한 뒷간으로 이끈다. ‘음식->똥->거름->음식’으로의 순환이 땅도 살리고 물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길이라고 한다. ‘똥’이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 되게 하는 여러 뒷간들을 사진과 함께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똥을 지혜롭게 이용하며 소중하게 다뤘던 옛 사람들의 이야기와 오늘날 인간만의 편리함 대신 자연과의 공존을 선택하고 뒷간을 살리는 여러 사례도 들을 수 있다.

똥이 똥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농촌이 점점 푸대접 받는 요즘, 진짜 건강한 삶에 대한 고민이 농촌과 뒷간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 봄날에 코를 막았던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 장은미 추천 (경기 신천중 국어교사 o-jangmee@hanmail.net)



<울지 않는 늑대>, 팔리 모왓 지음, 이한중 옮김, 돌베개  (중2부터)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고 나서 인류는 자신들이 해로운 것이라고 생각한 존재에게 수없이 많은 조작을 해왔다. 그것이 동물이 되었든 사물에 되었든 간에 문명은 가차없었다. 중세 시대의 마녀가 그러했고 이 시대의 늑대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이 책은 인간동물의 오만함과 편견을 뛰어넘는 사실 그대로를 담았다. 하지만 읽으면서 내가 놀란 것은 아직 어린 나에게도 늑대에 대한 편견은 너무나 단단하고 완고해서 몇 차례 책 속의 화자가 겪었던 것과 같은 혼란과 의심 속에서야 늑대를 진짜 늑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늑대는 대략 400년 전까지 북미에서 인간 다음으로 가장 번성하고 널리 퍼진 포유류였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늑대와 수렵 인간이 반목이 아닌 접근 가능한 공생관계를 즐겼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도 많다. 하지만 인류가 문명이라는 양날의 검과 같은 생활로 들어서면서 언제부터인가 늑대는 우리의 적이 되었다. 그렇게 우린 아무런 의심 없이 늑대를 우리의 적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이 책을 모든 현대인들에게 권하고 싶다. 만약 이 책이 나온 시대가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왔던 시대라면 이러한 책을 읽을 필요 없이 같이 살면서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책조차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거짓된 자연밖에 볼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매 휴가마다 도시를 떠나 자연을 보고 싶어 바캉스를 떠나면서도 자동차를 몰고 일회용품을 잔뜩 싸가는 이들에게 이 책은 구원인지도 모르겠다.

- 김미림 추천 (서울 구룡중 3학년 forestism_inyou@hanmail.net)



<위험한 하늘>,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지음, 이수련 옮김, 사계절  (중2부터)


빨간색 표지의 강렬한 인상이 아이들을 매혹시켰던 책. ‘살인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라고 하면 아이들은 거의 열광한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보면 사건의 진행이 아이들 예상을 빗나간다. 다 읽고 나서도 개운하지가 않다.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책을 읽는 독자와 주인공인 백인 소년 버크와 가난한 흑인 소녀 튠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진실이 이 소설의 어른들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진실과 정의는 ‘힘 있는 자’와 ‘인종차별’ 앞에서 힘을 잃는다. 진실을 외면하는 어른들, 뿌리 깊은 편견과 위선에 맞서 싸우는 버크, 그러나 끝내 자신의 무죄 입증을 포기해 버린 튠. 주변의 사람들을 살펴보게 된다. 폭력으로 내리누르는 사람, 회피하는 사람, 저항하는 사람. 우리는 그들 중 어디에 해당할까? 안타까움과 답답함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버크의 용기 있는 모습에서 희망을 놓지 않게 된다.

- 장은미 추천 (경기 신천중 국어교사 o-jangmee@hanmail.net)



<야수의 도시>, 이사벨 야옌데 지음, 우석균 옮김, 비룡소  (중2부터)

 

마음을 꿰뚫는 눈길의 재규어와 독수리를 보고 있으면 내 안의 영혼이 그들에게 불려나오는 것 같은 일러스트가 이 책의 표지이다. 눈길을 끄는 표지를 보고 빌려가기 시작한 책은 학교도서실에서 판타지만 찾는 아이들도 곧잘 읽는 책이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을 주인공 알렉스의 모험을 다룬 성장 소설이라고만 하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할머니에게 맡겨진 소년이 아마존 밀림 지대에 있는 ‘야수’를 찾아가는 일원으로 숲에서 보내며 만난 인간 군상들의 면면, 숲에서 모습을 감추고 드러내는 안개족의 진실, 소년과 소녀가 선택한 소설의 결말은 문명과 야만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 이사벨 아옌데가 손자 손녀를 위해서 쓴 책으로, ‘위해서’ 쓴 책 같지 않은 내용의 전개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서미선 추천 (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구성애의 빨간책>, 구성애, 올리브  (중2부터)

<니 잘못이 아니야>, 구성애, 올리브  (중3부터)


<니 잘못이 아니야>는 성폭행을 당한 필자 자신의 경험과 지은이가 성교육 강연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찬찬히 읽어볼 만한 책으로, 성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다. 지은이는 성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ꡐ무조건 안 돼ꡑ라는 답변에 익숙해진 10대의 학생들에게 자신의 몸을 사랑하며 성에 대한 태도를 밝고 긍정적으로 가질 것을 당부한다. 필요한 부분만을 골라 교사와 학생이 함께 읽어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더욱 좋겠다. 다만 방송에서 보여준 지은이 특유의 거칠 것 없는 화법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는다면 흥미를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교육의 관점으로 진지하면서도 차분하게 성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구성애의 빨간 책>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 질문하고 필자가 답한 성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엮어놓은 책이다. 자위 행위나 음란물에 관한 청소년들의 고민에서부터 부부의 성문제까지 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솔직하고 대담한 질문으로 가득 찬 책이다.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책 한 권을 모두 읽게 하기보다는 성별과 연령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읽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답변 분량이 제한되어 있어 매우 모범적인(?) 답변에 그치는 경우도 있고, 책의 구성상 체계적인 성교육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이럴 때는 지은이의 다른 책 <니 잘못이 아니야>를 함께 읽으면서 자신의 고민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으면 좋겠다.

- 남주희 추천 (수원 수일고 국어교사 njh0217@hanmail.net)



<호두나무 왼쪽 길로 1-2>, 박흥용, 황매  (중3부터)


할머니 밑에서 외롭게 자란 ‘상복’이란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만화책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읜 상복이는 서울로 일을 나간 어머니를 늘 기다린다. 마을에 있는 호두나무 왼쪽 길로 어머니가 오리라 생각하면서. 하지만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재혼을 한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해서야 이 사실을 안 상복은 길을 떠나게 된다.

우리는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서 자유를 느끼고 싶거나 인생의 쓴 맛을 느꼈을 때나 삶이 무료해졌을 때 우리는 길을 떠난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내가 갈 길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 상복의 모습을 따라가다보면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의 경관을 보는 즐거움, 그 지역의 풍물을 살펴보는 재미, 구수한 노랫가락을 듣는 즐거움,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여유까지. 여행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여행과 사색이 좋아하는 학생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 조영수 추천 (서울 창문여고 국어교사 notshy0120@hanmir.com)



<한국 현대사 산책 1970년대편 1-3  1980년대편 1-4>,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중3부터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한 영국의 역사학자 카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고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 바로 지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과거 억압과 제한 속에 어둡고 힘들던 격동의 현대사를 조망하는 책이 속속 출간되고 있는데, 그 중 주목할 만한 것이 1970년대부터 1980년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우리 현대사를 조망하고 있는 강준만의 <한국 현대사 산책>이다.

보통 역사를 다룬 책을 읽을 때 전체적인 전후 맥락을 파악하며 이해하다보면 읽는 속도도 떨어지고 지루하기까지 한데 반해, 이 책은 각 시기를 규정하거나 상징할 수 있는 주요 사건을 선택해서 ‘사건 중심’으로 기술함으로써 쉽고 편하게 읽힌다. 또한 하나의 사건을 여러 영역에 걸친 방대한 자료를 인용하여 조망하면서도 저자의 개입이나 논평은 가능한 자제하고 독자의 가치 판단을 유도한다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중학교 시절 마감을 앞둔 중3 학생들이 긴 겨울 방학 동안 세상을 보는 넓은 안목을 기르는데 필요한 책이라 생각하며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 김효석 추천 (서울 숭문중 국어교사 chekttas@hanmail.net)



<슬로우 푸드 슬로우 라이프>, 김종덕, 한문화  (중3부터)


이 책은 <어린 왕자>에서 우물로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알약을 먹는 사람들에게 논리적으로 왜 걸어가서 우물을 먹는 것이 필요한지를 또박또박 그러면서 정감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물로 가는 시간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지 곰곰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우리는 우물로 걸어가면서 주변 나무들과 만날 수 있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아니면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길 수도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것들은 무가치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미 우리는 남보다 조금 더 빨리 뭔가를 이루어내고 새롭게 다른 것을 빨리 시작하는 ‘멀티시스템’을 갖춘 사람을 인재로 생각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린 모두들 모든 것을 순식간에 해내야 하는 ‘패스트 라이프’에 익숙해져 있다. 음식이 ‘패스트 푸드’로 점점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학생들도 되도록 쉽게쉽게 뭔가를 이루려는 경향이 크다(독후감도 인터넷에서 떠다니는 것을 그대로 베껴오지 않는가!), 먹을 거리도 간편하고 그럴 듯한 포장에 싸인 것들만을 선호한다. 그러면서 살찔까봐 노심초사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갖가지 유기농의 먹을거리와 욕심 없는 생활들을 사실 모두 따라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책 속의 한 가지는 잊지 말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ꡒ조화로운 삶ꡓ이라는 말! 자연을 거스르며 인간의 배를 채우고 , 시간을 거스르며 인간의 탐욕을 채우는 ꡒ부조화의 삶ꡓ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그것이 오히려 나의 존재를 망치고, 내가 함께 하는 환경을 망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이수정 추천 (경기 양일종고 국어교사 jina-mam@hanmail.net)



<로빙화>, 중자오정 지음, 김은신 옮김, 양철북  (중3부터)


세상이 원래 야박한 줄 알지만, 그렇게 다 알아도 때로 무너진다. ‘그냥 그렇게 사는 거야’라는 세상 논리가 어떤 상황에서 가슴을 세게 떼밀고, 그럴 때는 '다 알고 있으면서 왜 이래' 하고 스스로 속삭이지만, 그래도 여러 날 힘이 없을 때가 있다.

<로빙화>는 시골 초등학교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와 그의 선생님이 꾸려가는 이야기이다. 선생님은 세상의 타락에 좌절해서 시골로 도망 온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아이들이 생기를 내뿜으며 뛰노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회복되어가는 자신을 보고 놀란다. 가난한 농사일을 하는 집에서 사는 아이는 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지만, 어른들의 권력욕망에 제대로 꽃피지 못하고 시든다.

불의에 저항하는 선생님이 나오는데 그의 내면은 여러 갈등으로 덮여 있어 애틋하다. 자신의 화려함을 뽐내며 사는 교사와 작은 시골학교에서 한 자리 차지하려는 교사를 보면서는, 우리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그 사이에 나오는 엇갈리는 사랑 이야기도 가슴 저릿하다. 엇갈리는 사랑은 인간의 약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각자의 지난 날에서 비슷한 일을 떠올리게 한다.

바깥환경의 추악함은 세상에 대한 분노를 일깨우고, 그 타락과 맞서려는 사람의 안타깝고 불안한 내면은 우리 자신에 대해 연민하게 한다. 쓸쓸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음악은, 밝고 환한 음악일까, 쓸쓸한 음악일까? 기분이 몹시 안 좋을 때는 지나가는 사람의 밝은 웃음소리가 마음을 긁고 갈 수 있다. 우중충한 기분에 휩싸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음악은 어두침침한 음악이다. 같이 힘겨운 사람끼리 동병상련하듯이 말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겪는, 겪을 수밖에 없는 좌절에 대해 위로해주는 이야기다. 책 속 선생님의 좌절을 보면서 같이 분노하고, 책 속 선생님의 불안함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약함에 대해 위로받는다. 그리고 세상 논리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추한 모습이라는 것을 느끼고, 그 추함으로부터 자신을 멀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책을 읽는 도중과 읽은 뒤에, 잊기 전까지 짧은 시간 동안일지 모르지만, 그 짧은 시간이 우리를 되살아나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 송승훈 추천 (경기 광동고 국어교사 gurumbae@nownuri.net)



<우주의 발견>, 케네스 데이비스 지음, 이충호 옮김, 푸른숲 (중3부터)


천문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권할 만한 개론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의 저자인 케네스 데이비스는 학창 시절의 지리멸렬한 수업을 아쉽게 돌아보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교육이란 물통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붙이는 것이라니, 교사인 내게 자극을 주는 문장이다. 이 책은 저자의 장기인 주제와 연관된 학문까지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유감없이 녹아들어 백과사전의 항목을 뛰어넘으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쓰여 있다. 저자는 질문에 관한 책이라 말하지만, 천문학에 대한 모든 것 - 우주 발견의 역사, 태양계, 은하계, 우주의 운명 -을 망라해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이해와 음미의 시선으로 하늘을 올려다 볼 친구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이 책의 두툼한 분량과 방대한 지식이 즐거운 아이들에겐 같은 작가가 지리학에 대해서 쓴 책 <지오그래피>(푸른숲)를 권한다. 그리고 이 책의 배경지식이나 두께가 버거운 아이들이라면 과학자 이야기만 담은 책 <과학자와 놀자>(김성화․권수진 글, 창비)나, 아주 얄팍한 책 <천문학 탐구자들>(이면우, 살림)에서 천문학에 인생을 건 멋진 사람들을 만나자. 

- 서미선 추천 (서울 구룡중 국어교사 lechat84@hanmail.net)



<조선의 뒷골목 풍경>, 강명관, 푸른역사  (고1부터)


역사라면 국가와 영웅, 전쟁과 업적 등 거대한 기록들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역사란 과연 그런 것일까. 또,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대개의 역사 기록들과 달리 이 책은 마치 망원경과 현미경을 들여다 보듯 일상의 역사를 서술한 책이다.

우선 저자는 조선이라는 몇 백 년 전의 먼 과거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누구나 다 아는 거창한 인물과 사건 대신에 이름 없는 인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치는 삶을 확대해낸다. 놀랍게도 그 안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흥미 있는 인물과 사건들이 춤추고 있으며, 그들도 사람이며 과거 또한 현재와 유사하다는 진리를 즐겁게 확인하게 된다.

가장 탁월한 점은 저자가 과거를 보면서 현재와 연결짓는 탁월한 솜씨다. 약간 어렵다고 느껴지는 대목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힌다.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조선'을 느껴 보고 '현재'를 새겨 보기. 역사란 과거의 사건들을 단순하게 암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오해하는 학생들, 또는 역사란 무엇인가 깊이 고민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 허병두 추천 (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 0.6°>, 김수종, 현암사  (고1부터)


생태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비전문가의 다양한 접근 방식이 도리어 학생들이 재미있게 읽는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우리나라의 환경과 연계하여 더욱 더 실제적이고 살아 있는 환경서이다. 이 책은 양쯔 강을 막는 산샤 댐이 한국의 기후와 생태 변화에 미칠 영향을 최악의 가상 시나리오로 꾸민 이야기로 시작한다. 환경문제는 국경과 관계없이 광범위한 지역에 큰 피해를 준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일상의 주변에서 다양한 자료들을 적절하게 비유한 글솜씨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단숨에 끝까지 읽을 것이다.

투발루라는 나라를 들어보았는가? 2002년 우리나라 기자가 보도한 내용 중에서 “투발루의 수도 푸나푸티는 한여름인 1월 만조 때 바닷물이 3.2m나 불어 도로가 침수되고, 파도가 집 문턱에서 찰랑거렸다. 바닷물이 지표면에서 올라오기 때문에 채소를 그냥 재배할 수 없어 깡통에 기른다...” 지구 온난화가 해수면을 상승하게 한다는 활자화한 결과만을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 지금 자기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 전선미 추천 (충남 논산 연무고 생물교사 ssmjeon@hitel.net)



<새만금 새만금>, 허정균, 그물코  (고1부터)


갯벌이 정말 사람을 살릴까?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갯벌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된다. 갯벌의 형성, 종류, 기능, 생태계, 현재 모습까지. 성장 위주의 개발 논리에 따른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이론서가 아니라 개발의 전 과정을 읽어가면서 스스로 판단의 기준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이슈를 이슈로만 알고 있는 막연한 내용을 제대로 정확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우리 땅에 대한 이야기로 적절하고, 지금 읽어야 할 때다.

고3학생에게 읽어보라고 책을 주었다. 수시 면접에서 나온 질문에 대해 그 때는 ‘새만금 사업을 경제적으로 접근하여 많은 투자를 했으니 개발해야 한다’고 대답을 했으나, 이 책을 읽고서는 갯벌에 대해 자신이 제대로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정말 우리는 참 많이 모른다. 갯벌이 생명의 보고라는 것을!

- 전선미 추천 (충남 논산 연무고 생물교사 ssmjeon@hitel.net)



<다르게 사는 사람들>, 정순택 외 지음, 이학사 (고1부터)


대학시절 노동문학을 공부한 적이 있다. ꡐ노동문학을 왜 공부해야 하느냐ꡑ는 나의 질문에 선배는 이렇게 대답했다. 첫째, 노동자의 슬픈 현실을 보면서 슬퍼할 수 있는 마음을 아이들이 가져야 한다. 둘째,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회 현실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다. 지금이야 노동조합이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일하는 사람을 대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 때 노동문학을 보는 것은 내게 무척 신선한(?) 충격이었다.

여기에 우리 사회에서 주류의 삶을 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트랜스젠더, 동성애자, 장애 여성, 비전향 장기수, 외국인 노동자. 우리 사회 소수자들이 직접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풀어놓은 책이다. 사실 우리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삶을 살기를 희망한다. 따라서 남들과는 색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없다. 앞서 말한 노동문학처럼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이 충격을 받았으면 한다. ‘우리 사회에 이런 모습들도 있구나’, ‘정말 차별 대우를 받으면서 아파하는 사람이 있구나’ 느꼈으면 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편견 없이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지기를 기대한다.

- 조영수 추천 (서울 창문여고 국어교사 notshy0120@hanmir.com)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푸른숲  (고1부터)


이 책의 특별한 매력 없는 책 표지를 들추면 빽빽하게 글씨만 채워져 있다. 그림과 사진이 하나도 없는, 보통 우리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책이다. 그런데 이 멋 없는 책을 학생들이 읽고서 재밌다고 말한다. 큰 사건이다.

‘매혈기’는 피를 팔아서 돈을 버는 이야기란 뜻이다. ‘허삼관’은 사람 이름이다. 허삼관이라는 사람이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종종 자신의 피를 팔아서 돈을 얻는다는 제목이다. 어느날 애지중지하던 첫째 아들이 아내가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져서 낳은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허삼관은 그 아이를 구박한다. 구박당한 아이는 자신의 친아버지를 찾아가지만 그쪽에서도 당연히 환영받지 못하고 내쫓긴다. 길가에 앉아 울고 있는데, 저녁이 되자 걱정이 된 허삼관은 아이를 찾아 나선다. 두 사람이 같이 손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떻게 정이 싹터서 힘겨운 인생살이를 헤쳐가는지 생각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이혼률이 최근에 세계 최고 수준에 거의 다다른다고 한다. 고등학생쯤 되면, 그 가운데 적지 않은 학생이 주변 사람들 눈시울을 적시게 할 만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부서진 가정에서 아이들은 감당할 수 없는 압박을 받는다. 다 티내지 않고 내색하지 않고 멀쩡한 척 살아서 그렇지, 술 몇 잔 마시고 신세타령을 뜨겁게 할 만하다. 이렇게 자기 처지에 기죽거나 분노해서 방황하는 마음이 드는 젊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세상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상처를 안고 살며, 그런 처지에서 어떻게 별볼일없는 한 사람이 별볼일없는 다른 사람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 송승훈 추천 (경기 광동고 국어교사 gurumbae@nownuri.net)



<국경 없는 의사회>, 엘리어트 레이턴 지음, 박은영 옮김, 우물이있는집  (고1부터)


‘모든 재난의 피해자들은 전문적인 치료를 신속하게 그리고 차별 없이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는 원칙 하에 제3세계의 최전선에서 긴급구호를 하고 있는 의료진, 간호사, 봉사자들의 이야기이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고3학생들은 읽고 난 후,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알게 해 주는 것! 그래서 다른 학생들이 꼭 읽기를 바란다고 했다. 노벨상 평화상을 수상한 단체로 알고 있을 뿐이고 ‘국경 없는 의사회’라고 해서 의사들만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또한 1994년 봄에 100일에 걸쳐 손도끼와 농기구 등으로 50만 명의 사람들을 살육한 르완다 학살은 들어 본 적이 없었으며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고 아이들은 말했다. 그래서 책이 주는 강한 메시지가 오랜 시간 남을 것이라고도 했다. 대량학살의 의미는 ‘특정 종족을 몰살시키는 형태는 다분히 유럽이 만들어낸 발명품으로 이 발명은 현대성의 핵심이다. 정치적인 전략으로서의 대량학살은 집단의 복종을 공고히 하고 지배계급 엘리트들의 편협한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청소년들은 ‘다르게 사는 삶’을 열망한다. 이 책을 통해 또 하나의 ‘다르게 사는 삶’을 만난다. 제3세계의 대량학살, 역병, 기아와 홍수의 한가운데서도 그들은 “즐겁게 지내!”라는 작별인사를 주고받는다. 그들 자신은 희생, 봉사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일탈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세상 읽기’ 그리고 ‘관심 갖기’에 좋은 책이며 의사가 되기를 원하는 학생과 우리 모두 봉사가 주는 의미도 생각해 보기를 원한다.

- 전선미 추천 (충남 논산 연무고 생물교사 ssmjeon@hitel.net)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아툴 가완디 지음, 김미화 옮김, 박재영 감수, 소소  (고1부터)


사람들은 아파서 견딜 수 없을 때 병원에 간다. 그런데 병원에 가는 마음에는 아픔을 낫게 해주리라는 기대감만 있지 않다. 어쩐 일인지 두려움이 더 많다. 자신이 아픈 게 혹시 큰병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하고, 의사가 실수로 잘못 진단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요즘에는 여기에 한가지 걱정이 더 붙었는데, 의사가 돈을 더 벌려고 과잉진료를 하지는 않을까 싶어 영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현대의학에 대해 사람들은 기대를 하면서 두려워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이 책은 드물게 의사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이야기한 책이다. 의사가 쓴 책이라고 하면, 탁 드는 생각이 아 참 어렵게 딱딱한 전문용어가 나와서 부담스럽겠다 싶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책을 읽는 기분은 추리소설을 읽을 때와 비슷하게 긴장감이 넘친다. 의사들이 어떻게 해서 초보자에서 베테랑으로 성숙해가는지, 의사들은 어떤 때에 난감함을 겪는지에 대해 잘 나와 있는데, 그 이야기들이 남 이야기 같지 않게 실감나게 다가오는 이유는, 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경우가 언제라도 바로 우리 자신의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신의 의료장비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한 의사가 더 뛰어난 실력을 보인다는 이야기나, 한 사람의 초보의사가 그렇게 경험을 쌓아 좋은 의사가 되려면 어쩔수없이 환자를 대상으로 실습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에서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책을 읽게 된다. 의사를 고소득 전문직이라고 해서 공부를 아주 잘하는 학생이면 주변에서 그 학생의 적성을 별로 살피지도 않고 그냥 의대 진학을 권유하곤 하는데, 그런 권유를 받는 학생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가늠할 수 있다.

글쓴이가 글을 참 잘 써서 단순히 긴장감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집어들어도 후회가 없는 책이다. 전문직의 삶이란 겉으로 보이는 안락함 뒤에 자신의 한계와 맞서 싸우는 열정적인 삶이란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려주기에도 좋은 책이다.

- 송승훈 추천 (경기 광동고 국어교사 gurumbae@nownuri.net)



<모래밭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  (고1부터)


책을 읽으면서 교사인 나에게 끊임없이 반성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학생들보다 오히려 교사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수행평가로 독후감을 제출하게 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또 담임선생님 혹은 교감선생님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아이들이 바라는 교사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구즈하라 준은 정식교사가 아닌 임시교사이다. 아이들을 출석부의 이름과 선입견으로 대하지 않고 마음으로 솔직하게 대해준다. 아이들을 대하면서 늘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마음보다 머리로 대하려는 것이다. 아이들은 다양하다. 그 다양한 몸부림을 틀 안에 가두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머리로는 늘 생각하면서 실제의 생활 속에서 그렇지 못한 내 자신을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들어준 이 책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 사회 속에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본 사람에게 또 참된 선생님을 만나고 싶은 학생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올 겨울방학동안 구즈하라 준 선생님과 함께 좋은 학교의 모습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오복섭 추천 (경기 분당 낙생고 교사 maru1042@hanmail.net)



<요람에서 요람으로>, 윌리엄 맥도너 외 지음, 김은령 옮김, 에코리브르  (고1부터)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아니다. 그러니 이 책을 복지 관련서라고 오해하지 마실 것. 요람에서 요람으로는 새로운 차원의 환경서이다. 그만큼 이 책은 종래의 환경서들과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과 성과를 자랑한다.

건축가와 화학자로 오랫동안 환경 운동에 힘써온 저자들은 이러한 고민과 문제를 떨치고자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환경 문제에 접근한다. 그들은 사실상 쓰레기가 전혀 없는 자연 세계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즉 낙엽이 썩어 다시 영양소가 되듯이 요람에서 요람으로 거듭나며 영구 순환하는 자연과 같은 인간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뜻밖에 솔솔 재미있게 읽히고 곳곳에서 밑줄을 치게 된다.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과 사물 만들기라는 부제가 정말 잘 어울린다. 창조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도 많은 암시를 주는 책.

- 허병두 (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 강만길, 당대  (고2부터)


우리는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 단일 민족이라서? 분단으로 인한 여러 비용이 너무 심각해서? 나름대로 그럴 법한 답이 되겠으나 아무래도 정답은 아닌 듯싶다. 그럼 정답은 과연 무엇일까.

오랫동안 한국 근현대사 연구에 몰두해 온 노학자 강만길 님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고 명쾌하게 정리한다. "민족구성원 모두가 21세기에 평화롭게 살기 위해, 또 세계시민으로서 떳떳하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삶을 억누르고 있는 분단 현실의 의미와 극복 방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왜 분단되었는지, 어떻게 통일의 노력을 해왔는지, 왜 통일의 길이 어려운지 등에 대해 날카롭게 파헤치는 저자의 솜씨와 인간과 민족, 평화를 사랑하는 젊은이들, 우리 민족의 통일을 앞당겨 평화롭고 인간다운 삶을 이끌어낼 젊은 세대들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즐거움이 크다.

강만길 님이 실현 가능한 통일 방식으로 들고 있는 것은 바로 '협상 통일'. 무력 통일이나 흡수 통일 대신에 제시하는 협상 통일이 과연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따져 볼 수 있도록 쉬우면서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통일 문제를 통해서 21세기 한국에서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곱씹어 볼 수 있는 책. 역사의식과 사회의식을 키워 줌으로써 통일의 날, 다시 말해 평화를 사랑하는 인간다운 삶을 실현할 수 있는 날을 한껏 앞당길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단지 우리 민족만이 아니라 전 세계 인류를 향한 아름다운 꿈의 실천과 닿는다. 대가의 글답게 어렵지 않게 읽히니 우리의 현실에 눈뜨는 데 안성맞춤인 책이다.

- 허병두 추천 (서울 숭문고 국어교사 wisefree@dreamwiz.com)



<민통선 평화기행>, 이시우, 창비  (고2부터)


먼지가 자욱한 비포장길을 지나면 거기에 철로가 놓여 있다. 오래도록 비바람에 온 몸을 내맡기며 녹슨 굵은 못이 박힌 철로가 우리의 눈앞에 펼쳐져 있다. 그 철로 앞에 우리의 길을 가로막으며 서 있는 철책이 있다.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그것은 우리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모습들이다. 분단이라는 상황은 우리의 현실 속에서보다는 오히려 부모님의 역사 속에서 구호 속에서만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언제 우리에게 현실로 분단의 모습이 다가온 적이 있는가!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분단의 현실을 읽는다. 바로 우리 앞에 펼쳐진 민통선의 여러 가지 여행의 기록들은 우리를 생활 속의 상처로 안내한다. 저자는 자유의 반대가 관성이라 이야기한다. 저항하고 꿈꿀 자유까지 막는 관성. 우리는 어쩌면 그 관성 속에 몸을 맡겨버리고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 몸에 남겨진 상처조차도 잊은 채. 조용히 그 상처를 쓰다듬으며 생활의 현장으로 다가간 민통선 평화기행은 우리에게 조용히 외친다. 우리의 생활속에 어쩌면 철책이 존재하고 있다고. 책을 읽으며, 책 속에 있는 사진을 보며 우리는 또 다른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 책을 읽는 모든 학생들이 그 희망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아마 이 여행은 또 다른 시작이 될지 모른다.

- 오복섭 추천 (경기 분당 낙생고 교사 maru1042@hanmail.net)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 한국문화인류학회, 일조각  (고2부터)


세상은 좁아지고 있다. 여러 가지 문명의 이기에 의해 지구 반대쪽의 모습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정도로 지구촌이 되었다. 지구촌답게 우리는 주변에서 우리와는 다른 모습을 가진 외국인을 많이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백인을 볼 때 흑인을 볼 때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와 선교사를 볼 때 우리는 다양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문화라는 말로 세상을 분석하며 살아가는 이때에 우리는 너무도 단순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다양함을 이야기하지만 그 다양함을 늘 자신의 틀 속에서만 이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책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나타내준다. 그 다양한 삶의 모습 속에서 보편적 삶의 가치란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문화인류학 교수들이 문화인류학 입문서로 만든 책이지만 이론적이거나 딱딱하지 않다. 오히려 다양한 우리 생활 속의 예를 통해 흥미로운 사실들을 우리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우리를 문화인류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학문으로 안내해준다. 이 책은 거울을 통해 혹은 다른 사람의 모습속에서 어쩌면 나를 우리를 만나는 여행의 안내서일지도 모른다.

- 오복섭 추천 (경기 분당 낙생고 교사 maru1042@hanmail.net)



<살아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나탈리 앤지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해나무  (고2부터)


현미경으로 송화 가루를 보고 있으면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작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난다. 이 책은 생명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이고 추상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저자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사소한 것들 속에서, 모범적이지 않는 행동 속의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고 찾아내어 생명 그 자체의 인식의 폭을 아주 넓게 해 준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었던 지식에 새로운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문제 제기를 하는 창의적인 발상이 과학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생명체가 자연의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적응력과 생명을 유지하려는 열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배움 그 자체이다.

단백질, 핵산 등의 분자도 의인화하는 탁월한 이야기꾼이 첨단의 어려운 전문지식을 유쾌하게 전해 준다. 깊이가 있는 생물 책이 이렇게 흥미로울 수가! 과학을 공부하는 법을 알고 싶거나, 생물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귀한 안내자로 생물학의 여러 분야를 즐겁게 많이 배울 수가 있을 것이다. 읽는 도중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나오면 건너뛰어도 된다. 만약에 책을 덮어버린다면 많은 것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 전선미 추천 (충남 논산 연무고 생물교사 ssmjeon@hite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