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단점 대신 장점을 보니 생산성이 높아졌다한나라를 세운 고조 유방은 인재를 잘 기용하기로 유명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자원과 상대의 강점을 재빠르게 분석해 상대에게 그 같은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지체 없이 인재를 고용했고, 결과도 대부분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유방이 라이벌이었던 항우의 부하 진평이 귀순해오자 책사로 우대한 일화는 유명하다. 유방의 원래 부하들은 진평을 달갑게 보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방은 “내가 진평을 받아들인 것은 그의 장점 때문”이라고 부하들을 설득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옳은 판단이었다. 이후 진평이 반간계 등의 책략을 건의해 항우와 그의 책사 범증을 갈라놓고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는 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영국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의 회의 풍경은 여타 기업들과는 조금 다르다. 작년에 비해 부진했던 점을 정리해 발표하지 않고 대신 작년에 비해 우리 회사가 잘 한 점이 무엇인지, 고객에게 어떤 점을 칭찬받았는지를 공유한다. 고객이 잃어버린 짐을 빨리 찾아줬다거나 고객 소리함에 기내 서비스 관련 칭찬이 유독 많다는 식의 사소한 칭찬거리도 모두 회의 주제가 된다. 이런 방식의 회의를 지속하자 직원들은 칭찬의 주체가 되기 위해 스스로 더 열심히 일했고 이는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이 덕분에 항공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의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책임자 누구야?” 대신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지?”하는 장점 경영
한나라 유방과 영국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함께 일하는 사람의 장점을 발견해 극대화 시킨 것이다. 대다수의 CEO들은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직원들에게 “문제가 뭔가? 어느 부서 실적이 부진한가? 이 일의 담당자는 누구인가?”를 먼저 묻는다. 하지만 다수의 경영 컨설턴트들은 이 같은 문제해결전략은 ‘구멍 난 독에 물 붓기 식’ 땜질 처방이라 입을 모은다. 대신 그들은 CEO 스스로 직원들이 이전보다 더 튼튼한 독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유방과 브리티시 에어웨이스가 활용한 장점 경영이다. 장점 경영이란 직원들의 장점을 끊임없이 찾으려 노력하고 이를 공론화 해 직원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4D(Discovery, Dream, Design, Destiny)로 실천하는 장점 경영
실제 이 같은 장점 경영은 학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AI(Appreciative Inquiry)라 불리는 ‘강점탐구이론’이 대표적이다. 이 이론은 크게 4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조직이 경험한 성공적인 모습을 발견하고(Discovery) 둘째, 가장 좋은 상태를 상상하며(dream) 셋째, 그러한 조직이 구현되도록 설계하고(Design) 넷째, 미래의 꿈을 실현(Destiny)하는 것이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의 사례는 이 이론에 놀랍게도 딱 들어맞는다. 경영 전문가들은 “근본 원인 파악과 개선에 집중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다수의 현상 개선에만 급급한 태도는 효과적이지 않다”며 “장점을 살리고 잘 하는 부분을 더욱 잘하게 만드는 게 조직을 살린다”고 강조한다.
문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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