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빈 마음 빈 몸

야국화 2012. 7. 19. 08:01

빈 마음 빈 몸

꿈마저 탈탈 털고 빈 마음 빈 몸으로 섰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할 말도 없구요 애타게 부를 이름도 없습니다
그냥 나무로 서서 한 줄기 풀잎으로 흔들리며 빈자리를 가꾸렵니다
- 박금례의 유고집《흔적》에 실린 시 <빈자리>(전문)에서 -


* 사람은 때때로 빈 마음 빈 몸일 때가 있습니다.
깊은 외로움과 상실감에 홀로 절망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슬픔과 비탄의 시간이 아니라 기쁨과 감사의 노래를 불러야 할 시간입니다.
빈 자리는 채워질 일만 남았고, 탈탈 털어낸 꿈도 다시 살아나 춤을 추기 때문입니다.
은총은 빈 마음 빈 몸일 때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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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태풍속 바람을 맞으며 터덜터덜 출근했네요

어제 오후 회의 후유증이 좀 길게 갑니다.

날 자꾸만 돌아봐서 싫은 날입니다.

맞춰가면서 살아가리라 해놓고

맘은 한없이 전쟁 중입니다.

맘의 끈을 확 풀어헤치고 얘기로 풀수 있으면 좋으련만

한탄하는 내가 싫습니다.

고민하는 내가 싫습니다.

소신이 바뀌는 내가 싫습니다.

귀를 막고 살아가는 이들이 밉습니다,

그런이를 미워하는 나는 더욱 싫습니다.

슬슬 머리도 아파오고

다리에 근육이 뭉쳐 잠도 설친 어제의 기억도 싫습니다.

강변을 걷고 싶었는데 태풍 천둥 번개가 무서워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

리모콘만 만지작거린 내가 싫습니다.

10시도 되기전에 고꾸라지듯 잠들고 새벽에 눈뜬 내가 싫습니다.

그렇게 어제 10시도 되기전에 잠들었다는 사실이 지금인지되는 나도 싫습니다.

싱싱한 야채로 볶음밥에 오무라이스 흉내낸 아침을 맛있게 먹어주는 아이들에게

감사했습니다.

가만히 보고만 있는 신랑에게 감사했습니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자학하면서 발전하길 기대하는 나에게 감사하는 하루가 되길 ....

바랍니다.

쭈글한 손으로 날 포근히 안아주던 할머니가 생각나는 오늘입니다.

한번도 생채기 받지않게 얘기해 주시던 할머니 보고싶습니다.

오늘은 그런 날입니다.

바람에 눈물 날리고

다시 다짐해 봅니다.

갈대가 되던 소나무가 되던 그건 나의 선택이고

그로인해 받는 느낌도 결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