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연구팀, 3년간 2만명 조사… 실증적 연구자료 처음 발표
손톱 아래까지 싹싹… 매일 6~10번 씻어야
영국 사우샘프턴대 폴 리틀 교수는 "영국 성인 2만여 명을 3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올바른 방법으로 손을 자주 씻는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감염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15~25%가량 낮았다"고 7일(현지 시각) 밝혔다. 리틀 교수 연구팀은 2011년부터 3년간 18세 이상 성인 2만66명에게 온라인으로 올바른 손 씻기 교육을 했다. 하루에 6~10회 손을 씻고,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는 꼭 비누를 쓰도록 권고했다.
그 결과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감기, 신종플루 등 바이러스성 질환과 식중독, 설사 등 소화기계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15~25% 낮았다. 또 손 씻기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몸이 아픈 날이 연평균 10.6일이었던 데 비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평균 9.2일로 적었다.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에 실렸다.
그동안 손만 잘 씻어도 질병을 70%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는 정확한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은 막연한 수치였다. 강대희 서울대 의과대학장(예방의학교실)은 "리틀 교수의 연구는 현대적 생활 습관을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실상 첫 번째 사례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보건 당국과 의사들도 손 씻기를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질병 예방 수단'이라고 권장한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가 매년 실시하는 '손 씻기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화장실을 다녀온 뒤 비누로 손을 씻는 사람은 29.5%(2014년 기준)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뉴질랜드(72%), 영국(52%), 네덜란드(50%), 미국(49%) 등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고 태국(25%), 에티오피아(22%)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손 씻기 실태 조사의 연구 책임자인 건양대 이무식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우리나라는 신종플루, 메르스 등 각종 감염병 사태 때 손을 씻는 사람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가 사태가 잠잠해지면 다시 뚝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어릴 때부터 학교 교육과 사회적 캠페인을 통해 바른 손 씻기를 습관화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