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전속거래하다가는 이렇게 된다.

야국화 2014. 12. 22. 13:14

전속거래하다가는 이렇게 된다.2014-12-19

요즘 대기업의 협력사들이 모진 세월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전속거래를 하고 있는 기업은 직격탄을 맞은 것이죠. 매일경제 2014.11.11. 보도내용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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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삼성전자 2차 협력사로 스마트폰 부품을 납품하던 K사는 600명의 직원 중 590명을 내보냈다. 현재 남은 인력은 관리직원 10명이 전부다. 1년 전만 해도 이 회사는 매출이 300억원에 육박하는 잘나가는 회사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납품 물량이 계속 줄면서 매출이 3분의 1로 뚝 떨어졌다.

이 회사 대표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 물량이 줄기 시작하더니 지난 9월에는 완전히 끊겼다”며 “예전에는 비수기에만 생산직 직원을 200명 수준으로 줄이기도 했었는데 이번처럼 모두 정리한 것은 처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삼성전자 물량만 믿고 수십억 원을 투자해 갖춘 설비가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며 난감한 상황을 전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어닝 쇼크 파장이 중소 협력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 납품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영세 중소기업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신음하고 있다. 뒤늦게 새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비중이 높은 기업은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삼성전자 2차 협력사인 B사는 최근 중국 전자업체 쪽과 거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물량이 지난해 대비 80%가량 줄면서 다른 거래처 없이는 버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B사 대표는 “중국 회사에 수출하는 것이 꺼림칙하고 눈치가 보이지만 그렇다고 공장을 멈출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영세 협력사들 매출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전자에 포장재를 납품하던 C사는 택배회사와 온라인쇼핑몰, 농어촌조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포장재 업계는 성장세지만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 납품량이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며 “삼성에만 의존해서는 답이 없기에 궁여지책으로 다른 매출처를 찾아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3분기 엔화 약세로 기대 이하 실적을 거둔 현대·기아차 협력사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일본차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현대·기아차 판매가 줄면서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대·기아차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도 지난해보다 훨씬 심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의 협력사인 E사 관계자는 “협력사들에게 제품별로 3~5%, 또는 업체별로 10개(10억원), 20개(20억원) 정도씩 단가인하를 요청하고 있다”며 “현대차도 실적이 좋지 않아 부품 가격을 최대한 인하하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협력사들 역시 여력이 많지 않아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임금 인상과 통상임금 확대 관련 부분파업을 펼친 기아차 협력사들 사정은 더 좋지 않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지난 8월부터 12차례 부분파업을 실시해 1만4000여 대 생산차질을 빚었다. 기아차 협력사인 F사 대표는 “유리와 타이어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는 아직 위협을 받는 수준이 아니지만 몰딩과 벨트 같이 경쟁이 치열하고 소품을 생산하는 2, 3차 협력사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는 곳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 김정범 기자

= 시 사 점 =

전속거래는 미래가 없다. 대기업도 협력사의 매출비중이 자기의 거래에서 50% 넘어가면 다른 거래를 개척하려고 길을 터 주어야 하고, 협력사도 특정대기업에 의존해서 천수답경영처럼 할게 아니라 거래처를 100개, 1000개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속거래를 하면서 실적이 좋은 듯 해도 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