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응대 원칙 “9시와 9시1분은 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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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의 법칙’(Broken Window Theory)은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나중에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범죄심리학의 대표적인 이론이다. 이 용어는 1969년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가 진행한 한 실험에서 유래했다. 치안이 허술한 골목에 보닛이 열린 상태의 차 1대와 보닛이 열리고 유리창도 깨진 같은 차종의 차 1대를 동시에 두었더니 일주일 뒤 보닛만 열린 차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유리창이 깨진 차는 거의 폐차 수준이 됐다는 실험 결과였다. 사소한 차이 하나가 중대한 결과의 차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책임 미루다 전 세계적 리콜 하게 된 도요타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비단 범죄 분야 뿐 아니라 경영에서도 폭넓게 적용되는 이론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대규모 리콜 사태. 그 해 도요타 자동차를 타고 가던 미국의 한 일가족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이 일어났다. 도요타는 사건 초기, 이 사고가 바닥 매트 결함 때문이라고 축소 조사해 발표했지만 이후 바닥 매트뿐만 아니라 가속페달, 브레이크 등 차 곳곳에서 문제가 발견되며 결국 전 세계적인 리콜에 이르게 된다.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 주가는 20% 넘게 급락했으며 전 세계 도요타 판매량은 급감했다. 정직하게 결함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태도를 보였다면 초기에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 즉 깨진 유리창을 바로 보수했다면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를 은폐했다가 '품질의 도요타'라는 화려했던 명성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기업 경영에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최초로 적용한 마이클 레빈 교수는 “고객이 겪는 불편한 경험이나 불친절한 극소수 직원의 서비스, 정리되지 않고 어수선한 매장 분위기, 구호에만 그치는 고객과의 약속 등은 아주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기업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깨진 유리창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배달원 실수에도 고위급 임원 나서 공개 사과한 페덱스 반면 도요타와 달리 깨진 유리창 법칙을 제대로 이해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한 페덱스(Fedex)의 사례도 있다. 어느 날 이 국제 특송 회사의 한 단골 고객은 제품을 받아보고 깜짝 놀란다. 평소와 달리 배달된 상품 곳곳이 망가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고객은 집 앞 CCTV를 돌려보다가 페덱스 배달원이 울타리 너머로 배송품을 던져 넣었기 때문에 파손된 것을 확인하였다. 분노한 고객이 유튜브에 해당 CCTV 영상을 올려 페덱스를 비판했는데 영상을 올린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페덱스의 고위 임원이 공개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발표한 것이다. 페덱스 측은 “상품 배송의 책임은 전적으로 회사에 있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 회사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라며 발빠른 대처를 한 덕분에 회사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는 높아졌고 페덱스가 언급될 때마다 이 사례도 함께 등장하게 됐다.
9시와 9시1분은 다르다 고객 응대를 논할 때 ‘9시와 9시1분은 다르다’는 말이 자주 인용된다. 제품이나 회사에 대한 불만이 접수됐을 때 즉각 처리하느냐 혹은 1분이라도 지체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지차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서 경영 전문가들은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경제 상황이 어려운 때일수록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경영 전략에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9시와 9시1분을 구분할 줄 아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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