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리더의 조건2015-07-06
"한 회사의 영업부서가 실적 부진 탓에 질책을 받은 뒤 매우 살벌한 분위기가 됐다고 생각해 보죠.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기 어렵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황인데, 갓 입사한 신입 여직원이 불쑥 '제가 차 한 잔씩 드릴까요?'라고 제안을 했답니다. 이 여직원의 말 한마디로 부서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지고 업무 회의가 재개될 수 있었다면, 이 상황에서 리더는 과연 누구일까요?"
어렵지 않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누가 봐도 이 상황에서만큼은 분위기를 이끌어간 주인공인 '신입 여직원'이 리더였다. 질문을 던진 홍의숙 인코칭 대표(58)는 "이 시대의 리더십이 바로 이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주의가 만연하던 과거 세대에 리더의 자질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달라요.
각각의 개개인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홍의숙 대표는 2003년 회사를 세우고 당시에는 생소했던 '코칭'이라는 개념을 국내외 주요 기업, 정부기관, 학교 등에 알린 코칭계의 '대모'다. 12년간 1000여 개 조직의 CEO와 주요 관리자들을 코칭한 그녀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조직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기존에 생각하던 '리더'의 정의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 인(人)이라는 글자를 양손으로 표현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과거에는 리더라면 '반장'이어야 했고, 혹은 '회장'이어야 했고 회사에서는 이 사람을 따르는 '폴로어(follower)'가 있어야 했고, 직위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리더십은 단 두 사람이 함께 있다고 하더라도 발휘돼야 하는 거예요.
사람 인(人) 자를 보면 두 사람이 기대서 버티는 형상이지요. 기대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 지나치게 강하고 한 사람이 약하면 버틸 수가 없어요. 사회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지금의 조직은 밸런스를 맞춰야 강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생산성과 몰입만이 강조되던 산업사회에서 대부분의 직장생활을 한 리더들에게 '소통과 균형'이란 단어만큼 어색한 단어도 없다. 홍 대표는 소통의 시작은 '가족'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최근 고위 공무원들에게 강의하면서 눈을 감으라고 한 뒤 아내에게 인정받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지만 단 한 사람만 손을 들었던 사례를 소개하며 "가족과 조금 더 대화를 나누고 포옹을 먼저 하는 것과 같은 작은 변화를 시도한다면 나비효과처럼 조직에서도 소통하는 리더로 점차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밸런스(균형)'는 어떻게 맞춰나가야 할까. 홍 대표는 "사회에서의 균형을 무게가 맞춰진 저울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가령 일과 육아로 지쳐 있는 워킹맘들에게 있어서의 균형이 일과 육아에 동일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소리다. 그는 "여성들의 경우 시기에 맞춰서 집중해야 할 분야를 조절해 나가는 것이 균형"이라며 "육아 초기에는 직장생활보다 육아에 조금 더 투자하고, 어느 정도 육아에 기반이 잡혔을 때는 오히려 육아보다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삶의 균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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