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생활의 불편함에 사업아이템 있다.

야국화 2016. 5. 16. 07:33

생활의 불편함에 사업아이템 있다.2016-05-16

이큐브랩 권순범(29)대표는 대학교 시절 홍대, 신촌의 거리가 쓰레기로 더러워져 있는 모습이 항상 신경 쓰였다. 거리에 설치된 쓰레기통에는 쓰레기가 넘쳐났고 더러워진 길바닥 위를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쓰레기가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권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많은 양의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쓰레기통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시작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이큐브랩의 압축 쓰레기통 ‘클린큐브’이다.

클린큐브는 태양광으로 작동한다. 태양광 패널로 햇빛을 받아 에너지를 저장해 놨다가 쓰레기가 꽉 차면 자동으로 압축한다. 한번 완충되면 3주 정도 쓸 수 있으며 쓰레기 부피는 최대 8분의 1 수준으로 압축된다. 또한 쓰레기 적재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IoT(Internet of Things: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센서 ‘클린캡’이 부착되어 있어 쓰레기통이 얼마나 차있는지에 대한 실시간정보를 중앙 관제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24시간 관리시스템으로 철저하게 모니터링 되기 때문에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가득 차, 길바닥이 더러워지는 일이 거의 없어진다.

이러한 획기적인 아이템을 개발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권 대표는 사회적기업 컨설팅 단체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아이디어만으로 회사를 만들었지만 대학생 신분이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지 몰랐다. 자금도 네트워크도 없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했다. 무작정 청계천 공구상가를 돌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하지만 공구상들은 사업용이 아닌 대학생 졸업 작품 정도로만 여기며 쉽게 협조를 해주지 않았다. 시제품을 만들 만한 마땅한 공간이 없어 청계천, 시흥, 김포, 의정부, 포천 등 각지를 돌아다니며 부탁하고 만드는 과정을 반복했다. 첫 시제품은 형편없었지만 이것의 압축 쓰레기통 ‘클린큐브’의 시발점이 되어 지금의 이큐브랩을 만들었다.

그는 사업의 영감을 받았던 곳인 서울시와 먼저 계약을 맺어 광화문, 홍대, 명동 등에 압축 쓰레기통을 설치했고 이후 제주도와의 체결도 성사시켰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사우디, 카타르, 유럽 등 전 세계 20개국과 수출계약을 맺어 해외진출이 가속화 됐다. 최근 네덜란드 쓰레기 처리 업체와 압축 쓰레기통 1,100대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싱가포르에도 300대를 조만간 수출할 예정이다. 해외 매출 상승으로 올해 전체 예상 매출액이 50억~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 약 10억 원 중 95% 이상은 프랑스 영국 등 해외에서 올렸다.

권 대표는 앞으로 길거리 쓰레기통뿐만 아니라 산업폐기물, 병원쓰레기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도 기술을 적용시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큐브랩의 E는 Energy, Environment, Enrich의 세 가지 의미를 띠고 있다. 에너지를 통해 사회를 풍요롭게 하겠다는 뜻이다. 권 대표는 앞으로도 환경을 위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